와지엔키공원과 쇼팽음악회

음악|2019. 12. 15. 14:59

쇼팽박물관 밖에서도 그의 자취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바르샤바 구시가지를 지나다가 우연히 발견한 쇼팽의 사진에는 1892년 12월 19일 쇼팽의 첫 공식 콘서트가 열린장소를  가리키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천재적인 음악가가 대중에게 소개되는 역사적인 날이 아니었을까?



이튿날엔 바르샤바인들이 가장사랑하는 와지엔키 공원을 다녀왔다. 

와지엔키공원은 폴란드 왕궁인 빌라누프 궁전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왕궁과 정원 그리고 호수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이동했는데 많은 바르샤바 시민들이 산책로를 따라 걷고 뛰며 저마다 운동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이윽고 보고싶었던 쇼팽의 거대 동상이 위치한 와지엔키 공원에 도착했다. 

동상주변으로는 잔디가 깔려있었고 그 뒤로는 벤치가 늘어서 있었다. 이곳에서는 5월에서 11월사이에는 매주 일요일 12시와 오후 4시에 무료 음악회가 열린다.


쇼팽음악회 정보


5월-11월 매주 일요일 12시, 오후4시



음악회를 보고 싶었지만 일정 상 아쉽게 다음기회로 미뤄야 했다. 음악회가 열리는 날은 가족과 연인들이 잔디에 자리를 잡고 앉거나 누워 음악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관광객들 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다고 하는데 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이번이 첫 방문이었고 다음기회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다시 오리라고 다짐한다. 



와지엔키 공원의 쇼팽 동상앞에서는 전 세계 각국에서 초청받은 음악가들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으며 공연라인업으로 봤을 때 아시아계 특히 일본 음악가들의 이름이 많이 보이는 한편, 우리나라 음악인의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한편, 저녁과 맥주한잔을 위해 들린 펍에서 옆테이블에 있던 폴란드 커플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음악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그들은 내게 한국인 뮤지션 조성진을 아냐고 물었다. 다행히 나는 그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조성진은 2015년 제 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루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음악가이다. 쇼팽의 나라에서 그의 이름을 딴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인 천재 음악가를 기억하는 한 커플은 폴란드에서 그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했다. 외국에 나왔을 때 괜히 한국제품이나 한국유명인 얘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살짝 어깨가 으쓱해지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물론 그 유명인이 긍정적으로 유명할 경우에만 해당하겠지만) 이번에는 살짝 그런 느낌을 받았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조성진의 쇼팽 협주곡 1번을 들어보길 추천해본다. 

이렇게 와지엔키 공원에서 보낸 시간은 짧지만 인상깊었고 쇼팽에 대한 또다른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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